설악항의 어촌 포구에 도착하자 차창으로 보이는 항구의 어민 풍경이 바로 삶의 현장처럼 다가왔다. 입구 계단을 내려가면 수족관이 가득한 활기 속의 시장 풍경이 펼쳐지지만, 이곳은 그중에서도 사장님 부부가 직접 운영하는 선상 형식의 오마카세 식당으로, 배에서 바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이 다채롭게 차례로 접시로 나와 특별한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조율과 흥정이 전면 생략되고, 당일 바다에서 건져 올린 생선들만 인원수에 맞춰 주방에서 썰어 내어주는 점이 독특하다. 입구에서부터 풍기는 세련된 분위기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밤바다의 물길과 등대의 야경은 현지인 맛집으로서의 깊이를 확실히 보여준다.
테이블에 앉자 정갈하게 준비된 초장과 와사비 간장 사이로 시작된 첫 코스는 통성게와 신선한 해삼, 문어숙회로 입맛을 깨우는 애피타이저다. 통째로 갈라 먹는 성게의 노랗고 영롱한 우니가 입안에 퍼지면 크림처럼 녹아들며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를 남긴다. 이어지는 메인 코스에서는 여러 종류의 자연산 활어회가 차례로 등장하며, 세꼬시의 재미와 함께 각 어종의 쫀득함이 강조된다. 생선의 신선함은 과도한 조미 없이도 그 자체로 충분히 돋보이며,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메인으로 이어지는 활어 도마가 중앙에 놓이고, 양식과는 다른 특유의 질감과 맛이 전해온다. 회가 나오기 직전까지도 흩어지지 않는 정갈한 공간 관리와 선장님의 손맛이 어우러져, 수족관 앞에서 흥정하는 전통의 번거로움이 제거된 점이 특히 돋보인다. 회 뒤에 이어진 구이 요리 역시 바삭함과 촉촉함이 조화를 이루며, 마무리로 내오는 얼큰한 매운탕은 맑고 개운한 국물에 서더리가 듬뿍 들어가 국물의 깊이를 더한다. 이 매운탕은 칼칼하고 시원한 맛으로 식사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차를 몰고 숙소 앞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극진한 배려와 함께, 속초 설악항 회센터의 정직한 맛과 공간이 남겨주는 여운은 주말 나들이의 최고의 가치로 남는다. 이곳은 신선한 자연산 활어의 맛과 정취를 한 공간에서 체험하게 하는 독보적인 오마카세 시스템으로, 일정 시간의 반나절 코스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준다. 이번 방문은 로컬의 손맛과 바다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남으며, 속초의 진짜 바다 맛집으로써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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