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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와 시작된 조용한 준비, 그리고 꽃

 퇴사준비와 시작된 조용한 준비, 그리고 꽃

서류를 정리하는 손끝에 마음이 닿을 줄은 몰랐어요. 책상에 앉아 문서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마치 지난 몇 년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요.

그 간 사용한 달력 정리. 그렇게 한 페이지씩 덜어내던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이제는 뭘 채워야 할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아주 조용히, 아주 작게 ‘꽃’을 떠올렸어요. 꽃 수업을 등록한 건 큰 결심이라기보단, 내 마음을 위한 작은 선택이었어요.

첫 날, 꽃가위를 쥐고 줄기를 자르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이건 그냥 식물이 아니라, 나와 조금 닮은 무엇 같았거든요.

줄기를 자르고, 중심을 잡고, 공간을 나누는 일. 한 송이씩 꽃을 꽂아나갈수록 ‘지금 이걸 배우고 있는 내가 좋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울 속 내 모습이 조금 달라 보여요. 여전히 게으르고 싶은 마음과 싸우지만 그래도 꽃을 안고 있는 나를 보면 “아, 이 시간이 나를 바꿔주고 있구나” 생각해요.

퇴사는 끝이 아니라 조용한 준비 같아요. 어쩌면 그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