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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파헤치기<13> 더퍼 형제

 영화 감독 파헤치기<13> 더퍼 형제

핵심은 “오리지널”이 아니라 “재조합”이다. 더퍼 형제의 재능은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존재한 영향들을 아주 정확히 다시 배열하는 데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식 소년 모험, 스티븐 킹식 작은 마을의 공포, 존 카펜터식 괴물과 신스 사운드의 잔향이 모이고, 《구니스》, 《E.T.》, 《에이리언》, 《나이트메어》, 《엑스파일》의 분위기가 되살아난다. 이 재조합이 단순한 복고 취향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 안에 상처받은 아이들의 감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Stranger Things》는 80년대 오마주가 아니라, 아이들이 어른들의 세계가 숨긴 지하실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이 시리즈의 힘은 괴물 때문만이 아니라, 파티로 불리는 아이들의 작은 공동체에 있다. 마이크, 일레븐, 더스틴, 루카스, 윌, 맥스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라기보다 각자 외로움과 결핍을 가진 아이들이다. 괴물은 바깥에 있지만, 공포의 근원은 늘 안쪽에도 있다. 버림받을까 봐 무서운 마음, 친구를 잃을까 봐 무서운 마음, 남들과 다르다는 감각이 중심에 있다.

더퍼 형제의 연출 문법은 먼저 장면을 영화처럼 밀어붙이는 데 있다. TV 시리즈임에도 중요한 순간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설계되고, 음악과 조명, 괴물의 등장, 인물의 감정선이 한꺼번에 끌어올려진다. 둘째, 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죄를 대비시킨다. 아이들은 모험을 하고, 어른들은 실험을 했고 은폐했고 실패했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강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망친 세계를 가장 먼저 감지하기에 강하다. 셋째, 복고를 감정의 언어로 쓴다. 카세트테이프와 오락실, 자전거, 무전기, 보드게임은 장식이 아니라 당시 아이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복고는 박물관이 아니라 기억의 촉감에 가깝다. 넷째, 캐릭터를 오래 데리고 간다. 설정보다 캐릭터의 애착을 믿고,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지속될 가능성을 열어 둔다.

장점과 한계 역시 존재한다. 대중이 사랑할 수 있는 장르적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는 타이밍이 뛰어나며, 우정과 희생, 성장의 감정을 장르적 쾌감과 잘 묶는다. 그러나 한계로는 스코세이지나 핀처처럼 자기 세계를 하나의 철학으로 굳힌 감독은 아니라는 점이 지적된다. 《Stranger Things》의 영향력이 너무 커 보이기도 한다. 지금은 “더퍼 형제의 영화세계”보다 “더퍼 형제의 호킨스 세계”가 먼저 보일 때가 많다.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호킨스를 넘어 같은 밀도의 어둠과 감정을 다른 공간에서도 재창조할 수 있는가이다.

# 기묘한이야기감독 # 더퍼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