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와이어스, 크리스티나의 세계. 1948년 작 몹시 피로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 들판에 한 여자가 주저앉아 있습니다. 아마도 언덕 위의 집을 향해 허덕이며 왔을 테죠.
집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듯 합니다. 언덕의 경사도 그다지 가파르지 않아 보이고요.
그녀는 다시 일어나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높이 그려진 지평선 때문인지, 그림을 들여다 볼수록 집까지의 거리는 까마득하게 느껴지고, 언덕을 올라가는 일은 끔찍하게 힘들 것만 같습니다. 게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여인이 그토록 다다르기를 갈망하는 저집에서 그녀를 반겨줄까? 어쩌면 집은 저 들판보다도 더 황량하고 고독한 곳이 아닐까?
살다 보면 누군가의 얼굴을 차마 마주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림 속 크리스티나가 그렇죠.
그리스티나의 저 뒷모습, 저는 거기서 피로를 느낍니다. 거의 모든 이들이 만성적 피로에 시달리는 사회입니다.
상위 1퍼센트가 아닌 사람들은 그 1퍼센트에 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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