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라크네 저자 정여울 출판 휴머니스트 발매 2008.11.17.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고민 중 하나가 과연 나에게 재능이 있을까라는 의혹이다.
우리의 예술 교육은 군계일학의 천재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알록달록한 재능을 가진 수많은 아이들의 기를 죽여온 것은 아닐까. 나 또한 예술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배타적 영역이라는 선입견에서 오랫동안 벗어나기 어려웠다.
문학을 사랑했지만 ‘감히’ 작가의 꿈을 꿔보지 못한 이유도 ‘내게는 재능이 없다’는 절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수업을 함께하는 학생들에게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능은 광에서 곶감 꺼내 먹듯 정해진 분량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재능은 뜻밖의 타인과의 부딪힘을 통해, 알 수 없는 세계와의 충돌을 통해, 감당할 수 없는 사건과의 조우를 통해 매일매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제련되고 폭발하고 잉태되는 것이라고.
재능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무구한 집중에서, 낯설고 어이없는 타인을 만나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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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율
원문 링크 : 정여울의 <미디어 아라크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