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데빌 메이 크라이 시즌 2에 대한 후기다. 시즌 1이 원작 설정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시리즈의 설정을 감독 멋대로 가져다 붙여 스핀오프처럼 만든 만큼, 시즌 2도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따라갈 거라는 기대는 없었고, 데메크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 정도로 감상을 시작했다. 다행히 시즌 1보다 액션 연출이 향상되었고, 한국 제작사 스튜디오 미르는 과거 작품들에서 보였던 한계와 달리 이번에는 카메라가 움직이며 액션의 흐름이 눈에 편하게 따라가게 하는 연출력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화의 게임 1편 최종보스 문두스와 2편 최종보스 아르고삭스가 거대한 사이즈로 싸울 때의 중압감과 빠른 동선 연출은 돋보인다.
새로 등장한 버질은 단테의 형으로 등장하며 멋진 활약을 한다. 게임에서도 총 대신 일본도의 간지를 살리는 설정이 애니에서도 이어져 캐릭터의 존재감이 강하다. 다만 설정 붕괴를 참지 못한 감독의 의도가 이번 시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버질과 레이디의 합방 설정은 캐릭터의 서사를 정치적 메시지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시즌에서 감독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애니에 적극 쏟아 부은 모습이 나타난다. 악마 아르고삭스의 힘으로 수 차례 환생한 아리우스가 미국 대통령과 함께 등장하며 특정 정치적 슬로건을 제시하는 장면은 우파적 자유주의 사상을 풍자하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원작 게임은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판타지적 쾌감에 집중했으나, 애니메이션은 현실의 미국 정치 상황과 악마와의 결탁 프레임을 얹어 특정 세력을 악으로 묘사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레이디 역시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과 인간으로서 악마를 사냥한다는 서사에서 벗어나 감독의 페르소나로 기능한다는 비판이 있다. 다크콤의 사령관인 윌리엄 베인스에게 위선을 비판하는 대사를 내뱉는 장면은 메시지의 과도한 강조로 느껴질 때가 많다. 캐슬베니아 시리즈의 사례와 비교되며, 종교나 권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LGBT 설정에 대한 논란도 재현되는 분위기다. 스튜디오 미르는 제작 퀄리티가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감독의 의도에 따라 액션 외의 요소들이 불편함으로 남는다. 원작의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즐기고 싶었던 팬 입장에선 강요된 교훈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 결국 액션 자체를 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장면들의 인내가 필요한 점이 문제로 남는다. 암튼 원작 설정을 무시하고 이름만 빌린 스핀오프격 액션 애니메이션으로 본다면 1.5배 속도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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