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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간호사 이야기 - 학교폭력과 의무기록

 응급실 간호사 이야기 - 학교폭력과 의무기록

교복을 입은 한 학생이 잔뜩 분노한 부모님과 함께 응급실로 내원했다. 부모님들의 분노에 찬 증언에 따르면 그 학생은 꽤나 지속적으로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해왔으며 물리적 폭력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단어 그대로 머리 부터 발끝까지 검사한 결과 다행히 타박상 외에 큰 이상은 없었으나 아이가 한 말이 너무 강렬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의사선생님, 진단서에 꼭 000가 때렸다고 적어주세요.

참고로 응급실에선 진단서 발급이 안되고 초진기록지만 가능하다. 어쨌든 학생의 요구는 꽤 강경했다.

처음에 의사가 초진기록지에 [같은반 친구에게 폭행당함] 이라고 적는걸 보고 콕 찝어서 가해자의 이름 석자를 적어달라고 요구했으니까. 의사가 굳이 이름을 적어야 하나?

요즘 이런거 신고하려면 이름도 있어야 하나? 라고 묻자.

학생이 비장한 표정으로 답했는데 정말 상상도 못한 이유였다. 가해자가 연예인이나 공무원되면 터트릴거에요.

와! 요즘 애들은 진짜 다르긴 하구나.

저기까지 생각을 해 놓는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