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시작한 마음 정신병원 입원 초기, 나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병원의 공기는 무기력했고, 시간은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렀다. 같은 병실을 쓰던 언니가 있었다.
그녀는 하루 대부분을 늘 같은 자리에 앉아 보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식사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조용히 같은 방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앉아 있던 자리는 내 사물함 앞이었다. 어느 날,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무심코 그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 순간, 다시 돌아온 그녀가 크게 소리쳤다. “비켜라!”
나는 놀라서 급히 몸을 피했다. 그날 이후, 그녀는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눈이 마주쳐도 표정이 굳어 있었고, 조금만 가까워져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자꾸 그녀가 마음에 쓰였다.
누구와도 가까워지지 못한 채, 늘 같은 자리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이 멈춰버린 사람처럼 보였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 나는 그녀보다 먼...
원문 링크 : 걷기 시작한 마음|누군가에게는 걷는 일조차 용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