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역할」 : 끝내 화해하지 못한 사람들 밖에서는 늘 이해심 많은 사람처럼 살았다. 누군가 무례한 말을 해도 웃으며 넘겼고, 억울한 일이 있어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했다.
병실에서도 그랬다. 같은 병실의 한 환자가 유독 나에게만 자주 화를 냈다.
사소한 말에도 날이 서 있었고, 조울증 블로거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면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내게 향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먼저 사과했다.
내 잘못이 아니어도 괜히 웃으며 분위기를 맞췄고, 상대 기분이 풀리기를 기다렸다. 원래의 나라면 그렇게 하는 게 더 편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이상 참아지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도 계속 누군가의 감정을 받아내며 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생각보다 훨씬 크게 화를 내버렸다. 병실이 조용해질 만큼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늘 나를 몰아붙이던 사람은 오히려 당황한 얼굴로 내 뒤를 따라다니며 사과하기 시작했다.
왜 내가 계속 낮아지고 있을 때는 그렇게 쉽게 나를 밀어붙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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