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꺼진 무대 위에서 : 조울증은 기분 변화가 아니었다. 나는 조울증을 감정 기복이 심한 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거 아니야?” 조울증은 단순하지 않았다.
그건 어느 날 갑자기 미쳐버리는 병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사람 안으로 스며드는 종류의 무너짐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괜찮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잠이 줄어도 피곤하지 않고, 생각은 빠르게 돌아가고, 세상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나는 그 감각을 내가 긍정적인 사고에 성공했다 여겼다.
하지만, 그 상승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기분은 점점 더 가파르게 올라갔고, 어느 순간 줄이 끊어진 번지점프처럼 우울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뒤의 감정은 잔인했다. 원래 내 안에 있던 자기혐오가 자신을 알린다.
이상하게 들떴던 순간들. 과하게 확신했던 말들.
상처 주고 지나온 관계들. 그 모든 소용돌이에 감겨 풍덩하고 빠져버리는 기분.
우울은 단순히 슬픈 감정이 아니었다. 그건 마치 무너진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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