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때때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중에서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문장들이 우스워서 깔깔 웃다가 갑자기 슬프고 애처로워지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책을 읽으며 깔깔 웃다가 우울해지다니. 조울증인가?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노라 에프런의 에세이는 잘나가는 한 여성 감독, 시나리오 작가의 성공기가 아니라. 첫 편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처럼 성공한 여성도 나이 듦에 따라 깜빡깜빡한다.
기억나지 않는 단어에 집착하고 그걸 떠올리자 아 이건 당연히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지-라고 안심하다가, 끝끝내 인정하고 만다. 자신의 기억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여기까지 읽고 어 이거 내 얘긴데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늙어 가는 것, 세상에 잊혀지는 것, 인생의 이혼과 좌절을 받아들이고 물처럼 흘려보내는 이야기다.
외국인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장들은 그래서 웃기고 애틋하다 혼자 반해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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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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