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텔레그램의 마약왕 그를 처음 만난 건 눈이 아주 많이 오는 날이었다.
하루에도 몇 명씩 새로운 의뢰인들과 상담을 하기 때문에 특정한 날에 누구를 만났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또렷하다.
뉴스에서 폭설을 예고한 날이었다. 평소 뒷바퀴로 구동하는 차를 타는 탓에 겨울철이면 일기예보에 민감한데, 이날은 밝은 낮에도 눈이 꽤 많이 쌓일 정도로 아침부터 눈이 쉬지 않고 내렸다.
출근하자마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 요즘 사람들은 잘 받지 않지만, 외국에 있거나 사연이 있는 의뢰인들로부터 종종 전화가 오기 때문에 나는 모르는 번호라도 일단 받고 본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밤늦게라도 좋으니 오늘 꼭 봐야 한단다.
퇴근 때까지 쌓일 눈 걱정에 일단 하루만 상담을 미뤄보려 했지만 그는 완강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퇴근을 포기하고 사무실 근처에서 자야겠다 생각하며 문자로 사무실 주소를 찍어 보냈다.
짧은 전화 통화에서도 그는 꽤 많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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