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의 마지막 희곡 『벚꽃 동산』은 거대한 시대적 격변 앞에 선 인간 군상의 모습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이다. 19세기 말, 농노제 폐지라는 거대한 변혁을 맞이한 러시아 귀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전환기의 혼돈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벌목이라뇨?
오, 맙소사.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이 지방에 뭔가 흥미롭고 멋진 것이 있다면 그건 오직 우리의 벚꽃 동산뿐이라고요. 몰락과 부상, 그 경계의 인물들 책의 첫 장을 넘기자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을 만난 듯한 기시감이 밀려온다. 5년 만에 돌아온 여지주 라네프스카야를 위해 새벽까지 기다리면서도 자신을 탓하는 상인 로파힌.
그의 모습에서는 출신의 겸손함과 동시에, 현실을 꿰뚫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실력가의 자신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반면, 시도 때도 없이 당구 얘기를 꺼내는 라네프스카야의 오빠 가예프는 어떤가.
현실의 문제를 애써 외면하며 허공에 손을 휘젓는 그의 모습은, 눈앞의 문제 앞에서 이상론만 펼치는 이들...
원문 링크 : 벚꽃 동산 | 사라지는 것들을 위한 진혼곡 | 안톤 체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