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아픔 앞에서, 그저 함께 허우적대는 것이 최선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 유독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 눈길이 멈추게 한 것은 제목이 주는 독특한 거리감 때문이었다.
비애에 빠지는 이야기가 아닌 그것을 공부하는 태도라니...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기보다 그 본질을 이해하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이 책은 어설픈 위로를 건네는 대신 비애에 압도당하지 않고 그 구조를 학습함으로써 타인의 고통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문학과 영화 등 다양한 텍스트를 정밀하게 해부하며, 개인의 내면에서 비롯된 사유를 우리 사회가 슬픔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날카로운 비평으로 확장시킨다.
견고하게 설계된 사유의 건축물 타인의 슬픔에 대해 '이제는 지겹다'라고 말하는 것은 참혹한 것이다. 그러니 평생 동안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슬픔에 대한 공부일 것이다.
이 책의 ‘공부’는 영화, 소설, 시와 같은 예술 텍스트를 분석의 도구로 삼아 진행된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