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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라는 세계 | 타인의 시선으로 재발견하는 우리말 이야기

 언어라는 세계 | 타인의 시선으로 재발견하는 우리말 이야기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숨 가쁘게 언덕을 오르던 저자 일행에게 한 현지 노인이 건넨 외마디. "한국사람,빨리빨리"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던 그에게 한국인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 단어 하나로 기억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강렬한 일화로 시작하는 석주연의 <언어라는 세계>는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이 타인의 눈에는 우리 존재를 규정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됨을 보여준다. 이 책을 시작하며 과거의 사소하고 낡은 기억을 굳이 끄집어낸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순간순간 드러내는 '말'이란 것이 얼마나 영속적으로 우리의 행위를 규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타인의 눈에, 특히 다른 문화권에 속해 있는 이들에 의해 규정될 때는 그들의 생각 속에 꽤 '깊숙이' 아로새겨진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번역할 수 없는 마음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러시아에 사는 고려인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면서도 대화 중간에 불쑥 '눈치'라는 한국어를 섞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