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과학사랑 음악회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디스커버리 시리즈 중 하나로, 과학기술인들을 초대해 무료로 관람하는 행사였지만 공연 퀄리티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2026년 4월 24일(금) 오후 7시 30분에 아트홀에서 열렸고, 관람료는 1 만 원으로 표기되었지만 초청의 성격이 짙은 자리였다. 앞자리 A열 1번, 간첩신고 111자리였다는 점은 공연이 단순히 음악만이 아니라 현장 분위기까지 고려한 배려임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열기가 높았고, 앞자리에서 보이는 연주자들의 손짓까지 선명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권력의 맛이라는 표현이 나오듯, 맨 앞자리는 지역 의원이나 시장 등의 배석으로도 알려져 있다.
1부는 경쾌하고 웅장한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가사를 한국어로 들려준 테너의 공연이 이어졌다. 전통 성악의 형식이지만 한국어 가사로 접근성이 높았고, 소프라노 역시 한국 가곡의 고전인 내 맘의 강물을 선보이며 친숙함을 더했다.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는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전개되며 악마의 보석상자에 홀려 사랑에 빠지는 마르그리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 역시 제목과 달리 짝사랑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은 20세기 초 파리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로 재산과 사랑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1부는 잠시의 휴식으로 마무리되었고, 앙코르도 다수 선보여 공연의 열기를 이어갔다.
2부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의 독주와 함께 시작되었고, 만 12세의 초등학생이 무대 맨 앞에서 합주를 이끌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합주는 소리가 다소 들리거나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악보 없이도 오래 외운 듯한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악단의 악보가 앞에 놓여 있고 중간중간 넘기는 풍경과 달리, 이 무대는 지휘자의 감독과 악보의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연주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마지막에는 현대무용과의 콜라보가 펼쳐져 전체적으로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무대가 완성되었다.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음악과 무용의 만남은 색다른 여운을 남겼다. 이 음악회는 큰 기대 없이 찾아도 알차고 재미있다는 인상을 남겼고, 내년에도 다시 관람하고 싶다는 바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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