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796년 가을, 빈. 샹들리에 불빛이 살롱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귀족들은 크리스탈 잔에 든 와인을 흔들며 속삭였고, 여성들은 레이스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수군거렸다. 모두의 시선은 한곳을 향하고 있었다.
살롱 중앙, 피아노 앞에 앉은 스물다섯 살의 청년. 루트비히 판 베토벤.
"저 청년 말이야, 모차르트의 재림이라고들 하지 않나." "어젯밤 리히노프스키 공작 댁에서 즉흥연주를 들었는데,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더군."
청년은 그들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듯, 오직 건반만을 응시했다. 그리고 손가락이 건반 위에 떨어지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폭풍 같은 선율이 살롱을 휘감았다. 부드럽게 속삭이다가도 갑자기 천둥처럼 울부짖는 음들.
귀족들은 숨을 죽였고, 여성들은 부채를 내려놓은 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연주가 끝나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폭풍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베토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얼굴에는 오만함도, 겸손함...
원문 링크 : 비창悲愴, 들리지 않는 소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