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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온몸으로 꽃이다, 이문재 시인 <큰 꽃>, 시 읽기

 나무는 온몸으로 꽃이다, 이문재 시인 <큰 꽃>, 시 읽기

봄이 올 때마다 나무들은 정말 죽을힘을 다하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몇 달을 웅크리고 버티다가, 어느 순간 온몸으로 꽃을 밀어 올린다.

가진 것 전부를 쏟아내듯 피워내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되나. 길어야 열흘, 짧으면 사나흘.

그러고 나서 나무는 그 꽃을 그냥 떨군다. 아깝다는 말 한마디 없이.

더 붙잡고 싶다는 기색도 없이. 이문재 시인 <큰 꽃> 내려놓는다는 것 꽃을 내려놓고 죽을힘 다해 피워놓은 꽃들을 발치에 내려놓고 봄나무들은 짐짓 연초록이다. ...

꽃 지고 나면 봄나무들 제 이름까지 내려놓는다. 산수유 진달래 철쭉 라일락 산벚— 꽃 내려놓은 나무들은 신록일 따름 푸른 숲일 따름 시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꽃만 내려놓는 게 아니라고. 꽃이 지고 나면 나무는 제 이름까지 내려놓는다고.

산수유이기를, 진달래이기를, 벚나무이기를 잠시 그만두고 그냥 숲의 일부가 된다는 것. 그 대목에서 한동안 멈췄다.

나는 잘 못 놓는 편이다. 오래된 습관처럼, 한번 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