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종달새 이른바 종달새, 새벽형 인간이 되면 올빼미가 날아갈줄 알았다. 저녁이 없는 삶을 예상했다.
지레 짐작이었다. 저녁마다 습관적으로 마신 술은 스트레스 해소를 빙자한 현실도피였을 뿐이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주독이 사라졌다.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차분한 저녁을 되찾았다.
뭐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과 조바심으로 술자리를 만들었었다. 밤에 술 마시는 것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착각했었다.
그때 그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 장렬히, 아니 쪼그라들어 산화했을 것이다. 술기운으로 흐려진 감정 대신 맑은 이성으로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대비한다.
과거에는 못 보고 넘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만한 잡동사니를 질서있게 줄세우고 각을 잡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진군의 나팔을 차분하 게 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이메일 계정수가 부족하다는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
어느 조직이든 오래되면 겪는 현상이다. 안 쓰는 장농메일들을 싹 정비했다. 25%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