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상 속 상황으로 비교하는 결정적 차이 3가지를 정리합니다. 첫째, 약속 상황에서의 차이부터 보겠습니다. 단순 건망증의 경우 지인과 약속이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지만 시간이나 장소를 깜빡하는 편입니다. 옆에서 힌트를 주면 바로 기억해 냅니다. 반면 치매의 경우에는 누군와의 약속 자체를 완전히 잊어버립니다. 달력에 적힌 약속을 보여주어도 “내가 적은 게 아니다” 혹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합니다. 둘째, 물건을 분실했을 때의 차이입니다. 단순 건망증은 안경이나 스마트폰, 자동차 열쇠를 어디 두었는지 몰라 헤매지만, 지나온 동선을 차분히 추적해 스스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매의 경우 전혀 엉뚱한 곳에 물건을 두고 이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냉장고 안이나 신발장 깊숙한 곳일 때가 많고, 나중에 발견되어도 왜 그곳에 두었는지 전혀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셋째, 대화를 나눌 때의 차이입니다. 단순 건망증은 대화 도중 적절한 단어나 사람 이름이 잠시 생각나지 않아 답답해하는 ‘설소현상’을 겪지만 대화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치매의 경우 조금 전 나눈 대화의 맥락을 완전히 놓치거나, 방금 했던 질문을 몇 분 뒤에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반복해서 묻는 증상을 보입니다.
또한 이 사이의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경도인지장애(MCI)입니다. 경도인지장애는 단순 건망증보다 기억력이 뚜렷하게 떨어져 힌트를 주어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장을 보거나 은행 업무를 보고 요리를 하는 등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혼자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기억력 실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이 단계가 바로 치매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집니다.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관리를 시작하면 다시 정상적인 인지 상태로 회복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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