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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벚꽃여행 (14) - 고다이지 공원, 네네의 길, 다이운인

 교토 벚꽃여행 (14) - 고다이지 공원, 네네의 길, 다이운인

기요미즈데라를 뒤로 하고 산넨자카를 따라 평지 쪽으로 천천히 내려오자 고다이지 공원이 보였어요. 이곳은 평지에 위치하고 벚꽃이 조금 더 피어 있었고, 이미 꽃잎을 떨궈가는 아이도 있었죠. 같은 길을 내려왔지만 계절이 살짝 앞서 있는 느낌이었어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교다이지 주변을 담았어요. 일본에 오면 자판기에 자꾸 시선이 가는 이유를 스스로도 신기해했고, 택시도 낯설게 느껴졌어요. 보통의 승용차 모양이었는데 캡 형태라 더 귀엽고 영국 택시를 닮은 느낌도 있었어요.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많지 않아서 천천히 찍고 싶은 장면들을 찍기에 좋았고요.

교다이지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복을 빌기 위해 그의 아내가 지은 절이라고 해요. 묘하게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장소 자체는 조용하고 아름다웠고, 이 다음에 걸을 네네의 길도 히데요시와 연결된 곳이라고 들었어요. 교다이지 본당은 제법 높은 언덕 위에 있어 그냥 지나쳤고, 바로 네네의 길을 따라 다이운인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 네네의 길은 히데요시의 부인 네네로부터 유래했다고 하고, 네네라는 이름은 본명이라고 들었어요. 히데요시가 세상을 떠난 뒤 네네는 오사카 성에서 교토로 옮겨 살며 매일 이 길을 따라 남편을 참배하러 다녔다니, 그 이야기를 알고 걷자 길이 더 다르게 느껴졌어요.

길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아 가볍게 걷기 좋았고, 양옆으로는 오래된 일본 전통가옥과 작은 절들이 줄지어 있었어요. 걷다 보면 분위기가 남다른 탑 하나가 눈에 띄는데, 이름은 기온가쿠였어요. 원래는 별장 안에 있던 탑이었는데 1970년대 다이운인이 이곳으로 이전해 경내에 함께 포함되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주변이랑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오히려 시선을 끌었고요. 기온가쿠를 따라 걷다 보면 다이운인의 커다란 도리이가 보이고, 보통은 나무 도리이가 많은데 이곳의 칠해지지 않은 도리이는 자연에서 유래한 신이나 유명 인물을 모신 신사에서 쓰인다고 해요. 주황색 도리이는 여우신을 모신 신사에서 많이 쓰이며 액운을 막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입구의 커다란 도리이를 지나 경내로 들어가자 커다란 문이 자리했고, 그곳에서 고양이 친구를 만났어요. 츄르를 들고 다가가 보려 했지만 도망가버려 아쉬웠죠. 경내의 건물들은 보통 제한적으로 개방되는데, 제가 갔을 때는 내부까지 볼 수 없었어요. 특정 시기에 잠깐 개방한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다이운인 홈페이지의 공지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이운인 홈페이지: www.daiunin.or.jp

건물 안쪽까지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다이운인 자체가 꽤 큰 절이라 경내를 가볍게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충분했고, 벚꽃이 곳곳에 피어 사진 찍기도 좋았어요. 마무리는 다이운인을 지나 마루야마 공원으로 향하는 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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