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D-13, 2029년 4월 1일 오후. 무등산 벙커 이야기를 듣는 순간, 동주의 머릿속에선 기발한 생존 아이디어들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치열한 다툼의 한가운데에서 검투사 역할을 자처해야 하는 변호사의 일상은 고단하기 그지없었다. 잠이 들 때까지 사건 생각이 끊이질 않았으니,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만 생각을 멈추고 휴식다운 휴식을 즐길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SF와 아포칼립스 물을 미치도록 좋아했다.
좀비물이나 외계인 침공, 핵전쟁과 전염병, 소행성이나 혜성 충돌. 너무 우려먹어 다들 비슷한 느낌이지만,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 쓰는 인간의 모습이 이상하게도 끌렸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며, 언젠가 꼭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때문에 동주는 영화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마치 그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생존본능을 깨웠고, 그런 느낌 모두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은수는 자정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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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4화. 죽음의 화신 아포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