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리사이틀은 처음으로 클래식 공연을 제대로 본 사례였고, 금난새의 두시 데이트도 지휘자가 있는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처음 경험한 순간이었다. 평소에는 가사 없는 클래식을 듣고 집중하곤 했지만 곡의 내용이나 연주자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금난새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곡과 작곡가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를 들으며 관람하니 클래식이 주는 진지함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층 편안한 마음으로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금난새는 니노 로타가 영화 대부의 음악을 작곡한 사람이고 바르톡은 민속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진 작곡가라는 소개로 이야기를 펼쳤다. 작곡가와 곡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었던 점이 흥미로웠고, 일반 관객이라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상식이 공연을 관람하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프로그램에 수록된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에 대해선 아버지와의 결혼 반대를 다루는 오페라 곡임을 설명해 주어 오페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며 관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설명은 관객이 더 깊이 몰입하도록 돕는 역할로 작용했다.
리베르탱고는 색소폰의 저음과 날카로운 고음이 인상적이었고 탱고의 정열을 남성 무용수가 드러내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기존의 화려한 무대 이미지와 달리 이번에는 남성 무용수의 강렬하고 절제된 움직임이 더 강하게 연상되었다. 앵콜로 연주한 넬라 판타지아는 색소폰의 저음을 잘 보여 주었고 아버지의 색소폰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는 약 90분의 공연 시간 동안 현을 위한 협주곡 4악장의 잔잔한 아름다움으로 시작해 색소폰 연주에는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프닝 곡이 끝나자 작은 목소리로 “저런 곡 아침에 들으면 좋겠다. 한번 찾아줘봐.”라고 말한 순간은 노래의 분위기가 가족과의 대화를 넘어 일상 속에서의 감상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 주었다. 실제로 아버지의 첫 클래식 공연에 대한 걱정은 함께 관람한 순간순간의 음들로 사라졌고, 달라지는 음들의 흐름 속에서 기분 좋게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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