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절에 가서 노스님을 뵈었다. 노스님은 불가의 큰 어른이신데, 주름 많은 얼굴로 웃으실 때는 어린아이 같다.
노스님 방에 소나무 그림이 걸려있다. 그림 속의 소나무는 껍질이 울퉁불퉁하고 옹이가 튀어나왔고 가지들이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다.
거친 자리에 태어나서 힘겹고 힘세게 자라나는 나무다. 노스님은 이 소나무 그림 아래 큰 물동이를 들여놓았다.
동이 속에 물이 가득차 있다. -웬 물입니까?
라고 여쭈어보았더니, -나무가 목말라 보여서 물을 주고 있다. 고 말씀하셨다.
노스님이 차를 주셨다. 차 맛이 흐리고 멀어서 아득했다.
나는 노스님께 -건더기를 좀더 넣어주세요. 라고 말했다.
노스님은 웃으시면서, -건더기가 아니다. 씹어먹는게 아니야.
라고 말씀하셨다. 창밖으로, 온 산에 낙엽이 내리고 있었다.
노스님은 새벽마다 젊은 스님들과 함께 낙엽을 쓴다. 며칠 전에는 어둠 속에서 낙엽을 쓰는데, 젊은 스님이 플래시를 켜고 일을 하길래, -불 꺼라.
새벽 어스름이 좋지 않느냐. 불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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