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판매·수리업에 종사하며 평소에도 오토바이를 자주 이용하던 망인이 1989년 보험에 가입한 뒤 1991년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택시와 충돌해 사망했고, 유족은 재해사망보험금 4,000만 원을 청구했다. 사건의 핵심은 보험사 측의 해지 주장과 설명의무 위반 여부였다. 보험사는 망인이 오토바이 운전자임을 숨겼다며 계약 해지를 주장했고, 고지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고지의무에 관한 중요 정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청약서를 작성·수령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보험사의 해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단의 핵심은 설명의무의 우선성과 설계사의 임의 작성이었다. 보험계약 체결 시 약관의 중요한 내용, 특히 고지의무 사항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당시 보험설계사는 망인이나 가족에게 오토바이 운전 여부를 묻거나 고지의무의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스스로 청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설명의무가 위반된 상황에서 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이후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발견되었다고 해도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판결 결과는 원심을 뒤집으며 보험금 전액의 지급을 명했다. 법원은 망인의 유족에게 재해사망보험금 4,000만 원과 더불어 사고 이후의 연 25%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보험설계사의 설명의무 위반이 계약 성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경우, 나중에 피보험자의 고지 위반이 발견되더라도 보험계약 해지 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중요한 기속력 있는 판단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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