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키보드 우측 상단에 있는 Pause / Break 키의 기원은 19세기의 전신 타자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통신 회선을 끊거나 신호 전송을 잠시 멈추던 Break 기능이 있었다가, 화면을 잠시 멈추는 의미의 Pause와 합쳐져 키보드에 남아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두 기능은 원래 통신 제어와 연결 끊김의 물리적 제어를 한 자리에서 다루던 것이었습니다.
도스 시대로 넘어가면 화면이 흘러가는 텍스트를 읽기 위해 Pause 키가 필수로 활용되었습니다. 텍스트가 빠르게 지나가면 일시 정지 시켜 내용을 천천히 확인할 수 있었고, 결과값이 수십 줄씩 올라와도 상단 내용을 읽을 수 있었죠. 아무 키나 누르면 다시 화면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시절에는 무한 루프에 빠진 상황에서 생명줄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코드가 갑자기 멈추지 않고 계속 실행될 때 Ctrl+Break(Pause)를 함께 누르면 강제로 실행을 중단하는 비상정지 버튼이었습니다. 이처럼 윈도우가 보편화된 뒤에도 개발자들은 여전히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윈도우 시대에도 쓰임새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윈도우 키와 Pause Break를 동시에 누르면 시스템 정보 창이 빠르게 나타납니다. CPU와 램 용량, 윈도우 버전 등 사양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마우스 클릭을 여러 번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주는 편리한 단축키입니다. 오래된 버튼 하나에 100년이 넘는 IT 역사가 담겨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오늘 컴퓨터를 켜면 우측 상단의 이 버튼을 한 번 눈여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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