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를 관통하는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단어들을 꼽자면 단연 ‘민족자결주의(National Self-Determination)’, ‘인권(Human Rights)’, 그리고 ‘국제법(International Law)’일 것이다. 이 개념들은 겉보기에는 모든 인류와 민족에게 보편적이고 평등하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규범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사의 궤적과 현대 국제정치의 민낯을 깊이 파고들면, 이러한 숭고한 원칙들이 사실은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이익과 패권 유지를 위해 선택적으로 차용되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식민지 해방과 약소민족의 독립, 그리고 대량 학살을 막기 위한 인도주의적 개입 등은 결코 도덕적 당위성만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부터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립 러시, 유고슬라비아 내전과 코소보 사태, 그리고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쿠르드족·위구르족의 비극에 이르기까지, 국제 사회의 대응은 철저한 ‘이중 잣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