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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삶을 문득이라 불렀다 - 권대웅

 [좋은시] 삶을 문득이라 불렀다 - 권대웅

<삶을 문득이라 불렀다> -권대웅 지나간 그 겨울을 우두커니라고 불렀다. 견뎠던 모든 것을 멍하니라고 불렀다.

희끗희끗 눈발이 어린 망아지처럼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미움에도 연민이 있는 것일까 떠나가는 길 저쪽을 물끄러미라고 불렀다 나무에 피어나는 꽃을 문득이라고 불렀다 그 곁을 지나가는 바람을 정처 없이라 불렀다 떠나가고 돌아오며 존재하는 것들을 다시 이름 붙이고 싶을때가 있다 홀연 흰 목련이 피고 화들짝 개나리들이 핀다 이 세상이 너무 오래되었나보다 당신이 기억나려다가 사라진다 그 문장을 읽는 들판 버려진 풀잎 사이에서 나비가 태어나고 있었다 하늘 허공 한쪽이 스르륵 플섶으로 쓰러져내렸다 주르륵 눈물이 났다 내가 이 세상에 왔음을 와락이라고 불렀다 꽃 속으로 들어가 잠이 든 꿈 꽃잎 겹겹이 담긴 과거 현재 미래 그 길고 긴 영원마저도 이생은 찰나라고 부르는가 먼 구름 아래 서성이는 빗방울처럼 지금 나는 어느 과거의 길거리를 떠돌며 또다시 바뀐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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