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얼마를 가다 보니 제법 넓은 개울 하나가 앞을 가로막았다. 적어도 50장은 되는 너비에 두 자 깊이는 되어 보였는데, 여름 장마에 씻겨간 뒤 다시 손을 보지 않은 탓인지 아무리 둘러봐도 징검다리 하나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유비는 신을 벗고 바지를 걷은 채 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모추인 9월도 이미 중순을 지난 데다 북쪽이라 물이 몹시 찼다.
거기다가 물 가운데는 보기보다 깊어 내를 건넌 유비의 아랫도리는 물에 함빡 젖어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불이라도 피워 떨리는 몸을 녹이고 젖은 옷을 말린 뒤에 떠나고 싶었지만 갈 길이 바빠 그럴 틈도 없었다.
그래서 젖은 바지를 입은 채 다시 길을 떠나려 할 때였다. 누군가가 부르는 것 같아 뒤를 돌아보니 냇물 저쪽에서 한 늙은이가 유비를 부르고 있었다.
「섰거라. 귀 큰 어린 놈아」 귀담아 들으니 겨우 알아들을 만큼 낮았지만 이상하게 도렷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허름한 차림에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늙은이였는데, 별나게 희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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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무한상상의 쪽지독서-삼국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