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귀엽지 않은 장원영의 불가리 화보는 에스콰이어 촬영에서 새로운 아우라를 선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귀여운 요정의 이미지는 지워진 채 낯설고 고혹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다가오고, 달리는 기차를 배경으로 성숙함이 한층 깊어진다. 늘 화려함을 넘겨 설명해도 남는 여운은 이번에 한 스푼 덜어낸 담백한 연출에서 오히려 확실히 드러난다.
불가리 세르펜티의 뱀과 영원을 상징하는 모티프가 이번 인터뷰의 ‘지금을 살고 싶다’는 메시지와 묘하게 겹치며 서사적 울림을 만든다. 기차 안에서 낮과 밤의 공기를 오가는 연출은 힘이 있고 감각적이며, 화이트 셔츠에 매치된 스틸 무드의 옥토 피니시모 워치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 공식 홈페이지에선 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하이엔드 피스지만, 무대 위의 강한 화장을 지워낸 맑은 얼굴과의 대비가 더욱 세련된 인상을 남긴다.
클로즈업 샷의 내추럴한 글로웰립과 대조되는 실버와 골드 비제로원 링의 레이어드도 지능적으로 어우러진다. 블랙 터틀넥이나 수트 셋업에 탱크톱을 더해 입은 미니멀한 룩이 주얼리의 존재감을 배가시키며, 해질녘 창가에 기대어 품은 관능미와 볼드한 골드 워치, 넥클리스를 겹쳐 착용한 당당한 애티튜드는 옷이 아니라 인물 자체를 돋보이게 만든다. 이번 화보는 화려한 보석을 힘을 빼고 연출했을 때의 반전 매력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투박한 가죽 재킷이나 흰 티셔츠와의 매치에서 그 아우라가 더 빛난다. 묵직한 반전을 즐겨볼 때의 매력이 확실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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