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어머니는 최근까지 건강이 양호했고, 매일 아침 체조와 조정, 자전거 타기 등 활발한 일상을 유지했다. 관절염과 관리되는 고혈압 외에 큰 질환은 없었으나 어느 날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져 척추 두 개가 골절되었고 입원 중 소화 장애가 생겼다. 입원 후 2주가 지나 광범위하게 전이된 저등급 림프종 진단을 받았고 항암 치료가 권장되어 바로 시작되었다. 가정 간호와 함께 퇴원할 예정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극심한 허약과 통증, 식이 감소로 체중이 크게 줄고 기분이 우울해졌다.
가족은 매일 곁을 지키며 번갈아 돌보고, 어린 시절과 여행의 기억들을 나누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피로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은 가족 간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했다. 어머니는 더 이상 항암 치료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분한 어조로 삶의 끝까지 존엄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고, 몇 달 혹은 몇 년의 고통스러운 치료 대신 현재의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주치의와의 상담 끝에 안락사 가능성에 대해 검토가 이뤄졌고, 독립 의사 역시 동의했다.
마지막 주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함께 소박한 식사를 나누고 웃음과 눈물이 섞인 순간들을 공유했으며, 서로에 대한 다정한 말과 손길로 마무리했다. 네 자녀의 지켜봄 아래 자택에서 주치의의 집도로 안락사 시술이 이루어졌고, 그 시간은 부드러운 침묵과 깊은 감동으로 채워졌다. 그 삶은 아름다웠고, 남은 시간은 사랑과 명료함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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