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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젖은 낙엽, 비 오는 어는 날..

 시 : 젖은 낙엽, 비 오는 어는 날..

비 오는 어느 날 퇴근 후 길을 걷다가 횡단보도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잡생각에 빠져있는 찰나..

작게 보이는 너.. 젖은 낙엽 바닥에 있는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처량해 보인다.

비를 흠뻑 머금은 몸이.. 매끈한 경계석 표면에 착 달라붙은 모습이란..

바람을 타고 날아가지 않고, 무엇 때문에 그 차가운 곳에 붙어 있는 거니?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를 바라보니, 너가 원래 있던 자리는 휑하니 비어 있구나.

그렇게 바닥에 붙어 있다 한들.. 내일 새벽이 오면..

형광색 옷을 입은 청소부의 싸늘한 빗질에 쓸려 나갈 것인데..? 신호등 파란불이 켜졌다.

길을 건너가려 하지만,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왜 일까?

젖은 낙엽이 쓸려 나갈까 봐 걱정되는 걸까? 아니면, 나도 따듯한 온실에서 쓸려 나갈까 봐 걱정되는 걸까?

아니다. 내가 매일 아침 출근하는 따듯한 온실은..

나를 지켜줄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아직 오지도 않은 싸늘한 빗질을 걱정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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