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 나는 당신이 안온한 혐오의 세계에 안주하고픈 유혹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사랑 쪽으로 나아가고자 분투하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나는 무엇이든 선택을 할 때면 그 대가로 미래를 지불해야 하는 줄 몰랐던 날들이 이미 가마득히 멀어졌음을 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주는 즐거움. 계획이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
다 잃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새 한여름의 유성처럼 떨어져내리던 행복의 찰나들. 그녀가 갈망하던 것은 무엇이었나.
뭔가 특별한 것. 고양시켜주는 것.
그녀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줄 그 무언가. 음악 교사와 교환하던 편지들.
악보 사이에 까워 몰래 주고받던, 밤마다 그녀를 불면으로 이끌었던 것은 윤심덕과 김우진, 슈만과 클라라 같은 연인들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놀라운 사건들이 가득할 거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았고, 자신에겐 인생을 하나의 특별한 서사로 만들 의무가 있다고 믿었다.
“너는 그런 세상...
원문 링크 : 여름의 빌라, 은은하고 잔인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