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든 시골이든 어디에 살든지 아름다운 꽃들과 먹을 것들이 풍성한 예쁜 텃밭을 가지는 것은 나의 오랜 로망이었다. 외국에서의 생활이 길어질수록 언젠가부터 싱싱한 깻잎, 풋고추, 살짝 찐 호박잎쌈 등등 내가 좋아하던 한국 음식이 더 그리워졌다.
한국 음식점에서 한국 음식을 먹을 순 있었지만 내가 먹고 싶던 그 맛과는 조금 달랐다. 나는 시험 삼아 일단 아파트 베란다 한편에 조그만 텃밭을 만들었다.
상추와 고추를 심고, 깻잎도 어렵게 구해 심었다. 처음엔 제법 잘 자라는 것도 같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채소는 무럭무럭 자라기는커녕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강시처럼 흙 위에 있었다.
어쩌다 멀쩡하게 자란 한 장 두 장 상추잎으로 쌈을 싸먹어 보기도 했지만 간에 기별도 안 갔다. 나는 성장이 멈춘 식물을 위해 비료를 사다 뿌렸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텃밭을 초토화로 만들었다.
나의 식물들은 모두 전사하고 결국 나의 베란다 텃밭은 아무런 수확 없이 실패로 돌아갔다. 깻잎 한 장 따먹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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