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빈집 feat.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 30주기 기념)

 빈집 feat.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 30주기 기념)

빈집 _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여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p73 詩 빈집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에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p61_詩 10월 중에서 모래더미 위에 몇몇 사내가 앉아 있다, 한 사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어 본다 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 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 누군가 천천히 속삭인다, 여보게 우리...

# 스페셜포토덤프 # 포토덤프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