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가 가장 처절하게 인생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헐떡이며 클린치한 것은 허깨비였다 허깨비도 구슬땀을 흘렸다 내 눈두덩에, 뱃가죽에 푸른 멍을 들였다.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
치열하게 보이지 않는 것들과 싸우던 때가 있었다. 온갖 오해, 추측, 상상물이 불러온 허깨비 같은 왜곡된 일들, 지금은 그것마저도 에너지가 필요함을 느낀다.
몇 개의 이야기 12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어떤 것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 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 질 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 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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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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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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