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다. 그리고 다시 눈을 깜빡였다.
그 사이 몇 시간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다. 시간을 도둑맞은 것도 아닌데, 오후 7시 40분이라는 숫자는 어딘가 비현실적이다.
오늘 뭘 했더라. 기억의 조각들을 꿰어 맞춰 본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넘겼고, 식었는지 뜨거웠는지 모를 커피를 마셨고, 모니터 앞에 앉아 의미 없는 클릭을 몇 번 반복했다. 특별히 바빴던 것도, 특별히 게을렀던 것도 아니다.
그저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은, 투명인간 같은 시간들이 쌓여 저녁을 만들었다. '뭐라도 의미 있는 일을 했어야 했는데.'
자책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다가 이내 고개를 젓는다. 꼭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루인 건 아니니까.
그저 숨 쉬고, 버티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는 법이다. 하루라는 폴더를 통째로 휴지통에 버리고 싶은 허무함 대신, 그냥 담백하게 인정하기로 한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고. 특별한 것 없이 흘러간, 무색무취의 하루였다고.
일단, 제대로 된 저녁부터 챙겨 먹어...
원문 링크 : 시간은 있는데, 내 하루는 어디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