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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먹튀'라던 1700억 사나이, 94년 만에 일 냈다

 이정후 '먹튀'라던 1700억 사나이, 94년 만에 일 냈다

허리 부상으로 IL에 들었다가 복귀한 이정후는 복귀 직후 7경기에서 29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655를 찍었다. 13경기 연속 안타는 커리어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고, 이 기간 2루타·3루타까지 고르게 섞인 방망이로 볼넷은 없고 삼진은 1개에 그쳤다. 미국 현지 방송진은 경기장 사방에 안타가 쏟아진다며 ‘스프링클러’라는 별명을 붙였고, 한국인 빅리거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 5안타를 기록한 사례도 이 기록에 포함됐다. 6월 1일 콜로라도전 6타수 5안타 2타점의 대활약으로 이 기록은 더 굳어졌고, 시즌 타율은 .321로 상승해 MLB 전체 타율 4위에 올랐다. 복귀 직전 11경기 성적은 .283/.313/.391 1홈런 5타점이었지만, 회복과 함께 타격감이 반등했고, 시즌 초 ZIPS 예측 .270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폭발했다.

근본적으로는 부상 직후의 슬럼프가 아니라 신체 상태의 회복이 타격 향상의 핵심이었다. 허리 통증이 남아 있다면 상체 회전과 팔로우스루를 자제하게 되고, 컨택의 폭발력이 떨어진다. 충분히 쉬고 통증이 사라진 뒤 풀스윙이 가능해지자 4안타로 시작해 이후도 경기력이 빠르게 반등했다. 또 스탠스 폭을 넓혀 하체 베이스를 단단하게 만든 점, 조기 회전을 막아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를 개선한 점, 컨택 포인트를 몸 쪽으로 다시 되돌려 공을 더 보고 기다리며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늘린 점이 큰 변화였다. 본인은 이를 한마디로 “전부 타이밍”이라고 정리했다.

연봉은 6년 1억 1300만 달러로, 연평균 약 1880만 달러에 달한다. 두 시즌은 기대에 못 미쳤으나 올해 3년차에 접어들며 커리어 하이 가능성에 근접했다. 2024년 어깨 수술로 시즌을 날렸고 2025년은 타율 .266, OPS .734로 부진했지만, 현재 .321와 0.770대 OPS를 유지하며 타격왕 도전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표본은 7~13경기에 불과하고, 계약의 남은 기간을 생각하면 성과의 지속성 확보가 관건이다. 허리 재발 관리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으며, 건강만 유지된다면 장타를 동반한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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