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한국에서는 성탄절 이브에 연인들을 위한 러브 모텔이 아주 성황이야.
웃기지? 우린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성탄절을 보내고 있는 셈이랄까."
어쩌다 그런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턱수염이 자라 까칠한 뺨을 내 등에 묻으며 "한국인들은 사랑이 구원인 걸 하는 사람들인가보네" 라던 브리스는 더이상 없었다.
행복에는 정해진 양이 있어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처럼, 다급히 내가 "그건 나쁜 거 아닐까. 언니는 남의 가정을 망가뜨리고 싶어?"
라고 언니에게 말했을 때의 그 눈빛. 억지로 웃으려고 하지만 끝내 물에 녹아내리는 물감처럼 한없이 희미해지던.
<시간의 궤적> 중 "남편이 유학 가면 아내가 학업이나 일을 포기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평범한 일이에요." 당신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응접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내가 말했을 때 당신은 나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습니다.
"주아. 너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 자유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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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여름의 빌라 : 백수린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