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흉담 | 국내 실화 기반 공포 소설 신작
나는 흉담을 읽으며 이 소설이 내 삶의 한 지점과 맞닿아 있음을 강하게 느꼈다. 2008년 단편선으로 시작해 연작으로 이어진 미스터리 공포의 흐름을 이어가며 신작은 내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밝히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서점의 신간 코너 끝자락에서 제목과 표지가 시선을 강탈했고, 호기심이 나를 읽기로 이끌었다. 책을 펼치고 가장 먼저 마주한 경고의 문구는 독자에게 강한 예고를 남겼다. 절대 소리 내어 읽지 말 것, 절대 한밤중에 읽지 말 것, 절대 자기 전에 읽지 말 것, 다 읽은 뒤에는 소금물로 입을 헹궈야 한다는 지시가 독서의 분위기를 이미 음향처럼 형상화했다.<br><br>주인공인 나는 어느 날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게 되고, 인연이 있던 교수의 딸 차미조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에 다가간다. 교수의 죽음은 단순한 임종이 아니었고, 컴퓨터 프로그램 속에 적힌 흉담의 흔적이 사건의 실마리로 드러난다. 나는 흉담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고, 그 음습한 기류를 따라가며 사건의 흐름을 좁혀 간다. 이야기의 전개는 서늘하게 다가오지만, 해답의 실마리는 결국 진실과 각색 사이의 경계에서 흔들린다. 작가인 나의 목소리는 의심과 호기심 사이를 오가며 독자를 몰입하게 만들고, 독자도 나처럼 뒤늦게 입속을 헹구는 행위를 상상하게 된다.<br><br>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처음의 경고가 완전히 현실로 다가왔고, 밤이면 떠올리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이 내게 준 몰입의 강도와 구성의 탄탄함에 큰 존경심을 느꼈다. 흉담은 진실의 영역과 상상의 경계에 대한 탐구를 보여 주고, 독자에게도 그 경계에서의 시선을 열어 준다. 끝으로 이 책을 접한 뒤 나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는 즐거움을 다시금 확인했다. 여름을 맞이해 읽을 다양한 이야기를 찾는 이들에게 이 작품을 강하게 권하고 싶다.